[팜클]  따뜻한 겨울… 아열대성 전염병 확산 비상

인류사를 뒤흔든 전염병의 역사


우리는 흔히 인류사를 이야기할 때,
정치적인 사건·전쟁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간의 질병사를 돌이켜보면,
역사란 전염병과 더불어 함께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글에서는
인류사를 뒤흔든 굴직굴직한 전염병의 유행사례를 살펴봄으로써,고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질병이 인류문명의 향방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가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고대 유라시아 문화권과 전염병

인류사에 있어 큰 전염병 창궐은 여러 문헌을 통해 확인된다. 고대 서아시아에 위치한 바빌로니아의 길가메쉬(Gilgamesh) 서사시에는 대홍수보다 무섭다는 네 가지 재앙의 하나로 전염병의 유행을 가져오는 역신(疫神)이 찾아온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같은 시기의 이집트의 기록(기원전 2000년)에서도 파라오의 위력을 역신에 대한 두려움에 비유한 바 있다. 또 중국에서도 기원전 13세기경 이미 전염병 유행이 중요한 관심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중국 안양지방의 지배자가 점장이에게 그 해에도 전염병이 돌아서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인가 묻고 있다. 이에 대해 점장이는 이 질문을 귀신들에게 해답을 얻으려는 의식에 사용되었던 양의 견갑골에 새겨둠으로써 오늘날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구약성경은 휠씬 뒤에 만들어 졌지만 오랜 옛날에 있었던 구비전설(口碑傳說)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출애굽기에 있는 이집트의 전염병 유행에 관한 기록은 역사적인 근거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모세가 퍼뜨려서 이집트를 파멸로 몰아넣은 전염병 중에는 사람과 짐승의 몸에 고름집이 생기는 종기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출애굽기 9:9).

또한 하룻밤 사이에 이집트의 전 가정에 태어난 장자를 죽였던 치사율이 높은 병에 관련해서도 죽은 사람이 없는 집은 한 집도 없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결약의 궤(the Art)’를 빼앗은 필리시테 사람에게 가해진 징벌로 전염병이 돌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사무엘전서 5:6-6:18).

그리고 다윗왕이 백성의 숫자를 헤아린 죄로 인해 일어난 전염병 유행과 관련해서 이스라엘과 유대의 남자 130만 명 중 7만 명이 죽었다고 하며(사무엘후서 24),

한밤중에 전염병이 돌아 앗시리아군의 진중에서 18만 5천명이 죽는 바람에 앗시리아 세나케리브는 예루살렘을 정복하지 못하고 유대 땅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와 같이 구약성경을 쓴 사람들은 기원전 1000년부터 동 500년 사이에 수많은 사상자를 냈던 전염병을 하나님의 심판으로 받아들였다. 성경을 오늘날의 형태로 번역한 사람들은 이러한 전염병을 ‘좋지 못한 전염병’ 또는 악역(plague)이라 써왔는데, 아마도 이는 18세기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 전염병으로 만연한 선페스트(bubonic plague)의 영향으로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 보여진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전염병 유행이 모두 선페스트였다고 생각할 만한 증거는 거의 없다. 홍역, 천연두, 그리고 인플루엔자 같은 호흡기를 통한 전염병은 물론 장티푸스나 이질같이 사람의 입을 통해 전염되는 병 또한 성경의 기록처럼 돌발적으로 생겨나서 많은 사망자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째든 기록으로 미루어보면, 기원전 500년 이전에 벌써 고대 서아시아의 주민들 사이에 많은 전염병이 자주 유행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염병의 유행은 지나치게 늘어난 인구밀도를 적당한 선으로 떨어뜨리고 군사행동에 영향을 주기도 해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많은 인구가 모여 교류의 중심지가 된 고대 문명사회에서는 사람을 숙주로 한 전염병의 유행이 계속되어, 결코 감염의 사슬이 끊기는 경우가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발생양상과 비슷하게 대부분 전염병의 유행으로 부를 만한 대유행은 주로 인구밀도가 충분치 못한 일부 변방 주민들 중에서 생겨났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 지역에서는 군사행동과 같은 환경의 변화가 생겨나면 전염병이 폭발적으로 유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직면했던
당시의 유식한 성직자나 학자들이 전염병 유행에 관심을 갖고 기록한 것이 성경에 나오는 전염병에 대한 기록이라고 많은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개벽기에 최상의 선택

"천리는 때가 있고 인사는 기회가 있다"